★2017 세종도서 학술부문 우수도서 선정★ 이 책은 여러 가지 이론들의 새로운 독해로부터 시작하였다. 철학과 사회학, 지리학, 인류학, 심리학은 그동안 디자인의 실력이나 인간 현실의 차이를 설명하는 여러 이론들을 토해내었다. 이들은 한결같이 지적한다. 도시건축 디자인은 세계의 변화이며 인간 현실의 변화를 말한다. 전체가 인간에 관한 것이다. 인간적이다. 그러므로 디자인은 인간의 이론을 필요로 한다. 이 지점에서 나는 존재의 공간성과 의미의 공간학, 이를테면 인간장소(人間場所, place)를 다시 생각해보았다. 존재의 모든 것은 세계 공간에 부착되어 있다, 디자인이 세계를 다룬다면 그것은 인간을 다루는 일이다. 인간은 자기 존재의 의미를 찾는다. 나는 왜 여기 있는가?, ‘진정 이루고자 하는 그 무엇’은 어디에 있는가? ‘간절히 바라는 그것은?’ 결국 인간은 공간의 의미를 찾고 있는 것이다. 디자인에서 자기 존재의 공간성을 스스로 해독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디자인은 의미의 공간학을 이루는 일이다. 의미의 공간학에 관한 이론을 만들고 디자인 가설로 창조해내는 일이다. 의미, 공간 안에서 일상이 조금씩 발산하는 자기 실존에 관한 정념. 존재의 공간성, 공간에 부착된 생이 일상의 의미를 공간에서 얻어 다시 공간에 부착하는, 인간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자기 존재의 공간적 현상. 의미의 공간학, 존재의 공간성을 인간의 말로 이해하고 자신의 말로 다시 만들어내는 일. 공간은 의미의 소재이며, 인간 존재의 증명이며, 삶의 이야기가 있는 일상의 풍경이다. 이 책은 1부 이론, 2부 디자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이론은 인간장소론, 즉 장소의미론인데, 따분하고 살짝 난해하므로 문체라도 부드럽게 써보려 했다. 2부 디자인은 대신에 절도 있고 강한 표현으로 썼다. 디자인 앞에 서면 공연히 초조해지는 나의 못난 본성 때문이리라. 아래에서 1부 ‘존재의 공간성, 의미의 공간학’ 그리고 2부 ‘휴먼 디자인의 일곱 가지 허미뉴틱스’를 큰 글씨로 간추려보자.
more view